2024.1.1.~1.12까지 기록
아파트 길냥이에게 밥을 주다가 산책길 반경에 있는 마을 대나무집 주변에 손을 타고 불쌍한 길냥이 두마리가 있다는 남편의 이야기에 호기심에 가서 본 것이 인연이 되었다 .
턱시도와 치즈고양이였다.
아파트에서 급식소를 봄부터 시작해 사료를 주고 있지만 손을 타지 않은 길냥이들과 접촉하기는 쉽지 않았다.
랜선 고양이 시청에서 고양이 카페로 발전해 냥이들을 만져 보았고 고양이들에 대한 지식과 관심을 넓혀가던 터였다.
우리 아파트 고양이들과는 달리 윗동네 산책로 주변 대나무집 옆에 사는 두 냥이들은 사람들에게 구걸하며 먹이를 얻는 듯 했다.
한겨울 12월 말에 이들을 처음 만났고 불쌍하기는 이루 말할 수 없고 자기를 만지게 하므로 먹이를 바라는 냥이들에게 난 헌신적으로 먹을 것들을 갖다 바쳤다.
턱시도와 치즈냥이들은 내가 하루 한번 준 먹이로 하루를 버티는 적도 있는 듯 했고 종종 산책하는 사람들이 준 사료 봉다리가 널브러져 있거나 사료가 그릇에 부어져 있을 때에는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 할 정도였다.
난 이 냥이들에게 오레오와 치즈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유튜브를 보다가 턱시도와 치즈냥이를 같이 키우는 꼬마 아이가 부르는 이름이 맘에 들어 빌어와서 똑같이 불렀다.
턱시도 냥이인 오레오는 구내염이 심해 잘 먹지를 못하고 통증이 심해 보였다.
그에 비해 치즈는 아픈데 없이 건강하고 어린듯 하지만 덩치는 산만하고 귀여움을 무기로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가서 먹이를 얻어내는 1등 공신이였다.
남편이 찍은 동영상에는 사람이 저만치 오면 이들의 작전이 시작된다.
치즈가 오레오를 보고 눈치를 살피다가 오레오가 한 발 내딛는 척 사인을 주면서 사람들에게 접근하면 치즈가 성큼성큼 사람들에게 가서 친밀감을 표현해 먹을 것을 얻는 식이었다.
아마도 이렇게 되기까지 자기들만의 생존방식으로 이것저것 모색하다 나온 묘책인듯 했다.
효과는 아주 좋았다.
산책하는 사람들의 동네 인싸 고양이들로 등극한 듯 보였다.
먹이를 챙겨주는 사람도 종종 있는 걸로 봐서 인싸가 틀림 없었고 오레오가 구내염으로 먹지 못하는 것을 아는 사람은 사료를 물에 불려 놔두고 가기도 했다.
나중에 안거지만 오레오는 건식파였다.
극한 배고픔에 가리지 않고 뭐든 먹어 배를 채우려 하는 듯 보였다.
당시 우리 아파트 급식소에 반년 이상 사료와 캔을 제공했지만 그것 말고는 고알못(고양이를 알지 못하는 사람)인 나는 오레오를 위해 이것저겻 사다가 바치기 시작했다.
구내염에 좋다는 영양보조제를 한두개씩 구비해서 참치와 닭가슴살과 추르와 사료를 섞에주며 물에 불려 주기도 했다.
하지만 별 차도가 없었다.
반면에 치즈는 무척 잘 먹었고 외적으로도 성격적으로도 나무랄때 없는 치즈를 보기 위해서라도 나는 매일 한겨울 추위을 뚫고 차를 가지고 길냥이들을 보러갔다.
오레오는 구내염으로 인상을 쓰고 눈을 감고 있을때가 대부분이었다.
먹을때에만 인상을 쓰지 않는 듯 했다.
나이도 어느정도 있는 것 같고 구루밍을 못해서인지 까만털에 하얀 각질들이 소금을 뿌려놓은 듯 희끗희끗 했다.
특히 검은털 위라 하얀 각질들이 도드라져 보였던데다 하얀 다리털 부분은 험난한 길생활의 흔적을 알리고픈 꼬죄죄한 누런색에 가까웠다.
반면에 치즈는 먹을 것을 구걸하는 행동대장일 뿐 아니라 무서운 적들로 부터 안전한지 레이다를 자처하는 보초병처럼 부산하게 움직일때가 종종 있었다.
밥을 먹다가도 종종 이상한 소리를 들었는지 사라져 나의 애를 태웠다.
이게 불행의 씨앗이 될 줄이야...인간은 한치 앞도 보지 못한다는 말이 맞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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