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고양이 에피소드)

고양이 구내염이란 질병이란?

오레오냥냥 2024. 10. 28. 16:43

# 전발치 # 줄기세포 치료 받음

구내염 걸린 나의 오레오

불쌍한 길고양이들의 삶에서 가장 불행한 병은 무엇일까?

눈이 멀어 안보이는 것일까?

먹지못해 서서히 굶어죽는 병일까 ?

어느 것이 더 최악의 병일까를 가끔 생각해 볼 때가 있다.

나의 고양이 오레오가 앓는 병은 구내염이다.

허피스란 감기 바이러스가 유력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히지만 원인은 다양해서 알 수가 없단다.

오레오도 1년여 동안 방치해 병이 깊어진듯 하다.

불과 2-3년 전에는 멀쩡해보였다는 얘기도 들었다.

집고양이에서 어떤 사연으로 마당냥이로 전락해 스트레스가 많았을 듯 하고 제대로 된 보살핌 없이 극강의 배고픔과 추위를 견뎌야하는 환경으로 바뀌었고 적응해야 했으리라.

다행히 산책로에 있는 집 덕분에 동냥해 얻어먹을 수 있는 기회는 있었고 그래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어미가 버린 길고양이 새끼를 품고 키웠는데 성묘가 되서는 대면대면하던 둘의 사이가 먹고 살아야하는 생명공동체로 이어졌다.

행동을 지시하며 넌저시 한발작 걸어주며 사람들에게 접근하면 사람들은 오레오는 뒷전이고 귀여움을 장착한 치즈를 더 이뻐하는 듯 했다.

그래서 작전이 생겼고 사람들에게 접근해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면 1분도 안되서 미련없이 돌아서는 상업적인 모습도 보였다.

그만큼 이들에게도 삶은 치열했으리라 생각되어 씁쓸하다.

치즈는 어느날 미련없이 사라져 나의 애를 태웠고 후에 죽은 치즈를 묻어줘야 했다.

혼자 남겨진 오레오는 매서운 겨울 추위를 견뎌야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보다 못해 집으로 데려왔다.

데리고 와서 따뜻하게 받아준 가족에게 고맙고 시간을 들여 지켜 보니 녀석의 병은 깊었다.

입의 염증으로 항생제나 스테로이드제 없이는 밥 먹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다행히 추르 먹는 맛에 아픔을 이기며 약을 먹어주어 전발치까지 시간을 몸을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

전발치를 1시간 반이 걸리는 멀리 있는 병원을 택해 하루를 완전 소진하며 완료했다.

오레오를 데려오는 데 도움을 준 분이 병원비에 도움을 주셔서 많은 부담은 덜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전발치하면 오레오는 거의 밥을 잘 먹을 수 있을 거란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의사는 부정적인 뉘앙스로 말을 했지만 그것이 내 귀에 들어 오진 않았고 들어왔어도 나는 희망을 버릴 수 없었을 것이다.

전발치를 해도 스테로이드제 없이 밥을 먹기란 불가능했다.

시간이 지나 전발치한 부분의 염증은 어느정도 깨끗해졌지만 볼쪽이나 혀밑쪽과 목구멍쪽 염증들은 그대로 남아 있어선지 도무지 나아지질 않았다.

구내염에 좋다는 각종 영양보조제 등을 써 봤지만 좀처럼 나아지질 않았고 면역계질환인 구내염은 몸에 균이 들어오면 과도하게 반응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자기를 공격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한다.

면역억제 제제와 염증완화 목적으로 만들어진 스테로이드제는 먹으면 빠르게 증상을 완화시키는 좋은 약이지만 치료제가 아니라 증상완화제이고 안먹으면 바로 증상이 발현되고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무서운 악명을 떨치는 약이기도 하다.

이 약을 안먹으면 식음전폐를 하고 끙끙 앓는 사건이 반복되어 절망적이 되었다.

거의 죽어가는 오레오의 모습을 볼 수 없어 마지막 희망을 줄기세포에 걸었다.

4차에 걸쳐 일주일에 한번 서울을 오가야 하는 대장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배양한 같은 종의 지방줄기세포를 주사액으로 주입하고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주사와 자기를 공격하는 면역계질환인 구내염이기에 면역억제제로 스테로이드 주사도 맞는다고 했다.

시술은 15분이면 충분했다.

3시간을 들여 서울을 온 시간에 비하면 너무도 짧은 시간이였다.

오히려 짧은 것에 감사했다.

전발치까지 스테로이드 복용.

전발치 후에도 계속 복용.

이쯤되니 3개월이 훌쩍 넘었고 줄기세포 1차, 2차에 기대를 건 나는 스테로이드제를 최대한 줄이려고만 했다.

그러다다가 탈이 났고 또 못먹는 사태가 반복되어 의사로 부터 스테로이드를 끊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줄기세포 역시 보조역할을 하는 정도라고 들을 수 있었다.

 

3차는 스테로이드 약을 꾸준히 복용하며 지켜보고 있다.

이후로는 다른 부작용을 감수하면서도 계속 먹어야 할 듯 하다.

다만 최대 줄여봐야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그것을 받아들이기까지 힘이 들었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3차 줄기세포도 오레오의 병이 깊어 약하게 지어준 스테로이드제 마저 통증을 완전히 떨치게는 못하는 모양이다.

하루 두번 먹어야 하는 시간이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통증이 심해져 추르를 거부하면 약 먹일 방법이 없어 병원에 가서 반나절 가는 주사제를 맞아야 한다.

그래서 약먹을 시간이 가까워지면 긴장상태로 돌입한다.

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지 앞이 캄캄하지만 기도하며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려 한다.

 

고양이의 가장 힘든 질병이 뭐냐고 하면 난 먹지못하고 죽어가는 구내염이라고 말하고 싶다.

오레오가 좋아하는 추르나 닭을 포기하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나로선 그래도 스테로이드제라는 기적같은 약이 있어 감사하다.

부작용이 어마무시하고 무섭겠지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줄기세포 4차가 남아 있다.

혹여 전발치 후 잔뿌리가 남았는지 보는 덴탈엑스레이를 찍어보지 않아 찝찝해 신청했다.

마지막까지 잘 견디며 가 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