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고양이 오레오는 우리집에 와서 새벽에 짧게 이틀을 울었다.
보통 집으로 오면 야생고양이들은 일주일동안 새벽에 엄청 운다고 들었다.
각오를 했지만 그런 고통은 주지 않은 기특한 녀석이다.
아마도 집고양이로 어릴때부터 어느순간까지 살았던 기억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배란다에서 생활을 한지 일주일만에 딸이 냥빨(목욕)을 제안했다.
서울로 실습을 다녀오고 난후라 힘들텐데 딸은 울집 고양이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있었다.
냥빨을 하고 눈이 많이 온 2월 중순쯤에도 난 집안으로 들이는 것에 머뭇거림이 있었다.
불쌍한 오레오는 며칠을 배란다에 더 머물며 히터로 온도를 올려주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것을 위해 나는 성능좋은 히터를 무이자 5개월로 긁었다.
배란다에서 적응을 마친 오레오는 틈만 나면 안으로 들어오고자 했다.
우리 집으로 오는데 도움을 주고 전발치하는데 일부 금전적 도움을 준 서울로 간 캣맘이 불쌍한 냥이를 생각해 집안으로 들이라고 권해 남편을 설득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레오는 우리의 진정한 가족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쉽지않은 여정이고 레오는 스테로이드제로 살았다.
레오는 4시간마다 밥을 먹는것 같다.
수시로 먹기도 했지만 살이 많이 쪄서 4시간마다 제한급식으로 사료를 준다.
레오의 생기는 밤10시 이후로 더 또렷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전까지는 거의 자다깨다 한다.
정말 어쩔때는 부럽기까지 할정도로 아무 생각없이 그냥 푹 자다 깨다 한다.
자다가 깨어 사료를 먹고 화장실을 가는 와중 얻어 걸려 사냥놀이에 동원되거나 자원하여 애타게 부르면 내가 해 줄때가 많다.
하지만 일정치 않고 햇빛좋은 요즘 오후도 추워서인지 배란다엔 잘 나가지 않는다.
우리집은 리모델링을 하지않아 배란다에 화단공간이 있는데 그곳을 나무판으로 데크를 만들어 줬다.
최애장소이기도 했던 곳인데 요즈음은 외면을 받고 있다.
우리가 자기 전까지 사냥놀이를 충분히 해주지 않으면 새벽에 울거나 우다다(달리기)를 한다.
특히 새벽에 우리부부방과 딸방, 아들방 할것없이 들어가 놀아달라는 높은톤의 울음을 울지만 아무도 반응이 없다.
잘때 미리 새벽에 먹을 사료까지 부어 놓지만 울면 혹시나 해서 가볼때가 있다.
그러면 여지없이 발을 물거나 따라다녀 넘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레오의 그러한 텐션은 낮엔 볼 수가 없다.
밤11시 이후 아들의 발에 매달리는 걸 자주 봤다.
딸이 걸을때 마다 구슬 굴러가는 요상한 소리를 내며 발을 물려한다.
전발치를 해서 이빨이 없어 타격감은 제로고 오히려 간지럽다.
주의해야 할것은 발톱들인데 길다싶으면 담요보쌈말이로 해결하고 있다.
고양이들은 동체시력이 발달해 뱀이나 쥐를 잡을 수 있듯이 눈이 중요한듯 싶다.
개사료보다 고양이 사료가 비싼 것은 이런 이유가 아닐까......
어슴프레 날이 밝아오는 새벽녘에는 사료를 꼭 주라고 한다.
그때 먹고 밤새 놀던 것을 정리하고 주무셔야 하기 때문이리라.
아침에 내가 일어나는 7시-8시대는 헤롱헤롱 한다.
텐션이 저세상 텐션이 아니다.
간밤에 봤던 오레오의 모습은 간데 없고 차분하다.
오늘도 아침부터 바통 체인지를 했다.
내가 일어나면 레오는 자러 들어간다.
다른 집고양이들은 모르겠지만 우리집 맹수는 정말 야행성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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