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고양이 에피소드)

소통의 즐거움이 남긴 상처

오레오냥냥 2024. 11. 13. 10:42

거의 모든 냥이가 야행성일 것으로 추측하는데 우리 레오도 밤11시이후로 더 쌩쌩해진다.

거의 내가 자러가는 시간과 일치한다.

 

자기 위해 거실불을 끄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또는 왜 가냐는 듯이 매달린다.

어제 나는 조금 늦은 밤12시에 불을 껐다.

아니나 다를까 소파에  있던 레오가 인사를 하는 나에게 덥쳐들 듯이 팔을 잡아서 한밤중에 체력단련시간을 가졌다.

두손을 쓰면 피해버리기에 한손만 써서 장난을 쳐주는데 팔을 붙잡고 뒷발팡팡하는 것이 주 무기인듯 하다.

나는 그러지 못하도록 누르거나 가끔은 허용하면서 옷으로 최대한 가리며 직접 접촉을 피하는 것이 내 주무기다.

승률은 5:5나 4:6으로 내가 우세하지만 소통의 상처가 따를 때가 많다.

 

손으로 놀아주면  지옥의 맛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어느 유명한 수의사가 말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실제 뒷발팡팡은 타격이 있다.

발톱깍기사건으로 뒷발한발을 못깍은 채로 승부에 들어간 것이 원인이였다.

나에겐 즐겁게 놀아준 상처가 남았다.

 

두냥이를 키운다면 우다다나 서로 몸싸움한 흔적으로 고통받겠지만 아픈(줄기세포치료로 구내염완치로 생각되지만 아직도 조심스러움) 외동냥이기에 내가 놀아줘야 한다는 무언의 책임감이 있다.

상처들로 중단되고 불을 켜서 보니 내 팔 몇군데가 스크레치가 났다.

소독액을 뿌리고 잠을 자러 갔다.

 

조금 있으려니 미련이 남았는지 아쉬움의 소리가 들린다.

반응이 없자 물고기낚시대를 물고 온다.

웃음이 나왔지만 자야한다고 설득한뒤 내 매트리스 옆 스크레쳐 위에  앉아서 잠을 청하는 레오를 마지막으로 눈에 넣으며 잠을 청했다.

레오의 면역력을 위해 거실매트는 24시간 돌리고 있어 안방 스크레쳐위에 전기방석까지는 키고 싶지 않았는데 미련이 남은 레오는 어찌됐든 내 옆에서 누웠고 나는 버튼을 누르며 놀아주지 못하는 죄책감을 씻어냈다.